화물호조에 항공株 흑자기대…증권가 반응은 '시큰둥'

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 호조에 2분기 흑자전환 유력
증권가 "여객회복 이뤄져야…여전히 불확실성 높다"
목표주가 現주가보다 낮은곳 많아…사실상 '매도'의견

안갯속을 비행하던 항공주가 의외의 돌파구를 찾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랭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사람 대신 물건을 태우면서 2분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는 항공주에게 증권사에선 전반적인 시황 반등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성하다며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고 있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6월 이후 3.12% 올랐다. 반면 아시아나항공(020560)은 같은 기간 4.33% 내렸다. 항공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증시가 크게 폭락한 3월 이후 반등했지만, 5~6월 줄곧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인적교류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 탓이다. 심지어 코로나19의 2차 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항공 수요 회복이 생각보다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도 높아졌다.

그러나 항공주가 오는 2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은 여전히 958억원 손실날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54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흑자 전환 전망의 근거는 화물 부문 매출 증가다. 사람 대신 물건을 태우면서 실적을 방어한 것이다. 코로나19에 마스크 등 방역 용품을 나르는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 원인이다. 심지어 국제유가 급락으로 유류비가 감소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여년 동안 주요 해외 대형항공사(FSC)들은 화물 사업을 줄여왔던 터라 여전히 화물 전용기를 운영하는 한국 양대 국적사에게 반사이익이 몰리고 있다”며 “글로벌 항공사들의 실제 펀더멘털은 하반기 회복도 어려울텐데 전세계적으로 사실상 우리나라 양대 국적사만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흑자전환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여전히 코로나19가 가시지 않아 시황이 불투명한 까닭이다. 최 연구원은 “항공사들의 주가는 최악을 피했다는 안도감에 반등했지만 여객 시황이 정상궤도로 돌아오기까지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아 상승폭도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어 사실상 매도의견을 내놓는 곳도 적지 않다. 유진투자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영업이익이 777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목표주가를 4700원에서 3800원으로 19% 낮췄다. 투자의견은 ‘보유(Hold)’ 유지지만 목표주가 제시 당시 주가가 3840원이었으니 사실상 ‘매도’의견을 낸 셈이다. 상당수의 증권사가 제시한 양대 국적사의 목표주가가 현재주가보다 낮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실적 호조에도 하반기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여객 수요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