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두산인프라 14일 연속 매집한 외국인…이유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042670) 주가가 최근 외국인의 ‘러브콜’에 힘입어 60% 넘게 급등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굴삭기 등 건설기계 생산·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건설기계 종목을 향한 투자 집중은 글로벌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추격 매수는 지양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54%(120원) 하락한 7650원을 기록, 3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 10월14일부터 최근 한 달간 주가가 65.2% 상승한 만큼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그간 외국인의 집중 매집이 주목되는 종목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15거래일 만에 순매도세로 전환하며 14억원 어치를 팔았지만, 앞서 14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올해 하반기 들어서만 누적 기준 429억4000만원 어치의 현대두산인프라코어를 순매수했다.

이 같은 외국계의 매집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실적이 견조한 건설기계업종이라는 점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국 지수의 특징으로 건설기계업종의 강세가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캐터필러와 중국 삼일중공업, 한국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이 지수 대비 초과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는 최근 글로벌 건설업 호황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유럽 에너지 안보 확립을 위한 인프라 건설 계획은 물론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 가능성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적도 견조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이 각각 1조1769억원, 74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1.09%, 121.72%씩 늘었다. 회사 측 공시에 따른 매출 구조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굴착기와 휠로더 부문이 매출액의 77.9%를, 엔진·발전기 부문은 22.1%를 차지하는데, 올해 3분기 영업이익 급증은 엔진 부문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진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했다”며 “이번 분기 전사 영업이익에서 엔진부문의 비중은 1분기 27%에서 52%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오는 4분기 실적 전망 역시 밝다. 증권사들의 4분기 예상 컨센서스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보면 각각 1조1030억원, 670억원을 기록해 6.46%, 467.12%씩 증가할 전망이며, 올해 연간 기준 매출액 4조6742억원, 영업이익 334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5%, 26.56%씩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재 주가에 대해선 밸류가 급격히 높아진 만큼 추격 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이익비율(PER)은 최근 한 달 사이에 0.8에서 1.32까지 급등했고, 12개월 선행 PER 역시 4.59에서 8.11로 치솟았다. 익명을 요청한 건설·기계 섹터 애널리스트는 “기업 자체는 좋지만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추격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