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방산주’…전쟁 끝나도 호재?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자 방산주가 부각되고 있다. 미국 대 중·러 대결 구도가 형성되며 군비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증권가에선 전쟁 종결 후에도 국내 방산업체들이 회색국가(미·러 대결 구도에서 상대적으로 외교적 색채가 옅은 국가)에서 무기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5일 방탄유리 생산 업체인 국영지앤엠(006050)의 주가는 1955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9.22% 상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벌어지기 한 달 전인 지난달 25일과 비교하면 25.3% 뛰었다.

방산업체인 한국한공우주의 주가도 4만34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26.3% 올랐다.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5만5500원으로 13.5% 상승했다. LIG넥스원(079550)은 7만6600원으로 전월보다 19.7% 올랐다. 한화시스템(272210) 역시 1만6750원으로 12.0% 올랐다.

최근 방산업체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악화되며 무기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양국은 평화협상을 진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전쟁에 막대한 무기를 투입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지난 24일 동해상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미국은 곧장 새로운 제재를 꺼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협상이 큰 진전을 보이지 못 하고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방산주의 주가수익률은 시장수익률을 상회했다”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수출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증권가에선 전쟁이 종결되면 국내 방산업체의 매력이 더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방국가의 압력이 확대되며 전쟁이 종식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회색국가들이 국내 방산업체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은 회색지대에 있는 국가들의 무기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며 “러시아보다 서방국가에 무게 추가 더 기우는 상황에서 인도 같은 국가는 러시아 무기체계 의존도가 높아도 경제적으로는 미국과 가까워 방산 체계상 러시아 비중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정치적 중립국 성향을 띠기 때문에 러시아에 가까운 국가들도 미국보다 우리나라 무기를 사는 게 더 쉽다”고 덧붙였다.

군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방산주의 장기 성장 모멘텀이 기대되는 이유다. 중국은 올해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7.1% 증액했다. 미국에선 공화당 위원들이 내년 국방비 5%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국방비 2% 증액을 추진 중이다.

윤석열 출범 후 순탄치 않을 대북 관계도 역설적으로 방산주에는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당선자의 대북 정책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북한과 중국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북한 도발 후 페이스북에 “서해수호의 날을 하루 앞둔 시점인 어제 북한이 올해 들어 12번째 도발을 했다”며 “북한에 엄중하게 경고한다.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