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심사 앞둔 대한항공, 외국인도 기관도 담는다

대한항공(003490) 주가가 3만원선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제 코로나19로 멈췄던 일상이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싹트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시아나항공(020560)과의 합병과 관련해 장거리 노선 축소를 전제로 승인을 할 것이란 관측도 힘을 받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이날 50원(0.17%) 오른 2만9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부터 5거래일 간 모두 12,01% 상승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240억원, 기관은 167억원씩 대한항공 ‘사자’에 나섰다.

대한항공의 상승세는 단연 경기재개(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국내에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지난 4일 코로나19 위중증, 치명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일상회복을 다시 시도하고, 확진자는 계절독감 환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CNN에 따르면 백악관 역시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 정상에 더 가까운 단계로 전환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리오프닝 논의가 본격화하면 그동안 보복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이란 기대 속에 대한항공 외에도 아시아나항공(020560)(2.47%), 제주항공(089590)(5.38%)과 진에어(272450)(1.69%)도 강세를 탔다.

대한항공은 항공주 중에서도 실적이 견조하다. 화물 수요를 바탕으로 대한항공은 지난해 최대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작년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18% 늘어난 8조7534억원, 영업이익 같은 기간 515% 증가한 1조464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638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유가와 환율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충분히 감당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항공기 수를 줄여둔 만큼, 당분간 항공사가 가격 결정권을 가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황어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항공기 보유 대수가 코로나 이전과 견줘 7.4% 감소한 만큼, 리오프닝 과정에서 항공기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면서 “여객과 화물 모두 높은 운임이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결합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조성욱 위원장 주재로 전원회의를 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인 ‘슬롯’ 중 일부를 반납하고 운수권 재배분 등을 통해 독과점을 해소하는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물론 공정위가 합병을 승인한다고 해도 바로 두 기업이 결합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중국 등 4곳에서 추가로 합병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대한항공은 재편된 국내 항공시장의 유일한 대형항공사로 프리미엄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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